지난 5월 22일 서울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에잇쇼’의 한재림 감독이 인터뷰에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더에잇쇼’는 8층으로 나누어진 비밀공간에 갇힌 8명의 사람들이 시간을 쌓아 돈을 벌기 위해 달콤하지만 위험한 쇼에 참여하는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시리즈다. ‘관상’, ‘더 킹’ 등으로 대중성과 흥행을 모두 인정받은 한재림 감독의 첫 넷플릭스 시리즈다.
한재림 감독은 배진수의 네이버 웹툰 ‘머니게임’, ‘파이게임’을 각색해 ‘머니게임’을 주제로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감독은 제목을 바꾼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서바이벌 장르는 아니다. 좀 비뚤어진 것 같아요. 서바이벌 시리즈라면 누군가는 죽어야 한다. 누군가는 죽어야 남이 살 수 있지만 ‘더 8쇼’는 누구도 죽이지 않는다. 그래서 제목에 ‘게임’이 들어가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캐릭터들이 주최측을 즐겁게 하려고 하기 때문에 ‘쇼’라는 단어가 더 정확합니다.”
그는 계속해서, “8부작에 8명의 캐릭터가 있고 돈이 곧 시간이기 때문에 무한한 시간을 갖고 싶어하는 인간의 욕망을 표현하기 위해 제목을 ‘더에잇쇼’로 바꾸자고 생각했어요. 원저자가 제목 변경에 동의하기는 힘든데 제 결정을 이해해 줘서 너무 감사했어요.”
‘더에잇쇼’가 공개된 뒤 일부에서는 ‘오징어 게임’과 비슷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에 대해 한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저는 ‘오징어 게임’이 출시되기 전부터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오징어게임’이 잘 된 뒤 프로젝트를 중단할까 고민도 했는데요. ‘오징어게임’을 재밌게 봤지만 이 정도로 흥행할 줄은 몰랐다. 당시에는 ‘머니게임’만을 사용하여 서바이벌 장르의 한계를 느꼈습니다. ‘파이 게임’의 룰이 매력적이어서 누구도 죽지 않는 이야기를 하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설명했다, “’오징어게임’의 영향을 받은 건 아니에요. 나는 다른 것을 가고 싶었습니다. 리뷰를 보면 ‘오징어게임’을 기대했던 사람들은 ‘더에잇쇼’를 별로 재밌게 보지 않았는데, ‘오징어게임’과는 달라서 좋아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서바이벌 장르는 사람을 죽이고, 사람을 배신하며, 강력한 캐릭터와 반전이 많은 장르다. 하지만 ‘더에잇쇼’는 서바이벌 시리즈가 아닌 사회를 반영하는 드라마다.”
감독은 ‘더에잇쇼’와 ‘오징어게임’의 차이점에 대해 강조했다. “’오징어게임’에서는 주최측이 악역으로 묘사돼 시청자들이 죄책감 없이 편안하게 드라마를 관람했다. 드라마에서 수십 명이 죽는데도 시청자들은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첨가 “우리 드라마에서는 주최자가 보이지 않고 주최자가 관객을 상징합니다. 그래서 작은 잔인함이라도 강렬한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만드는데 굉장히 조심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시청자들이 쾌감을 느끼지 못하도록 선정성을 지양하는 윤리적 고민을 거듭했습니다. 이 작품의 제작자는 관객에게 얼마나 많은 즐거움을 제공할 수 있는지 고려합니다. 작품은 매스미디어를 창조하는 이들의 고민을 반영하는 은유로 가득 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