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드라마 방송시간 단축에 대한 우려가 한국 드라마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드라마 제작사들은 늘어나는 제작비를 감당할 여유가 생겨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플랫폼으로 눈을 돌렸다. 이때 OTT의 높은 출연료가 기준이 되었고, 이는 결국 드라마 제작사와 스튜디오의 제작력을 더욱 약화시켰다. 드라마계에 악순환이 생겼다.
이에 한국드라마제작협회는 지난 1월 16일 회의를 열고 이번 위기 상황과 해결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드라마 제작진은 현 상황에 대한 현실적이고 세밀한 고민을 많이 털어놨다.
스타 배우들의 출연료는 회당 최대 수십억 달러에 달했다.
방송사들은 협회에 불만을 토로하며 해결책을 찾을 것을 촉구했다. “협상 과정에서 수많은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배우 출연료 때문이다. 요즘은 주연이 몇 백만이 아니라 회당 수십억에 달한다”고 말했다. 첨가 “일부 스타배우들 역시 방송 플랫폼 제한, 대본 변경, 감독 교체 요구 등 요구사항이 너무 많아요. 낮은 예산으로 인해 기대만큼 화려한 전쟁 장면을 연출하지 못한 점에 대한 아쉬움도 표명했다.
회당 출연료 문제로 고정시스템 필요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배우 출연료가 크게 오른 점을 이유로 회당 지급이 아닌 총 촬영 일수와 촬영 기간을 기준으로 출연료를 지급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한 드라마 제작사 출신의 한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1회 제작비가 120억~150억 원 정도인데 배우 한 명당 출연료를 3000만~4000만 원씩 늘리기는 어렵다. 문제는 지난해, 재작년에도 일부 배우들이 이 정도 금액에 합의했지만 지금은 캐스팅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게다가 프로그램 수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내년에도 늘어날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고 말했다. 첨가 “과거에는 배우 한 명이 많은 작품을 했지만, 지금은 대본은 많아도 만들 수 있는 드라마는 몇 편밖에 안 돼요. 드라마 시장의 미래가 너무 암울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OTT 플랫폼과의 차이점
드라마 제작사들은 제작예산 차이가 큰데도 OTT 드라마와 똑같은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한 제작진은 OTT 제작비가 회당 20억원에 달하는 점을 언급하며 “ “배우들에게 회당 5000만원 이상 지급하지 않는다는 규정을 제정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드라마 제작사 대표는 “제작비의 50%가 연기에 들어가는 점을 생각하면, 좀 더 합리적인 가격의 배우를 캐스팅하고, 촬영이나 미술 디렉팅에 더 많은 투자를 함으로써 좀 더 경쟁력 있고 예술적인 드라마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스타배우 캐스팅을 아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들고, 해외 인기를 보장하기 때문에 피하기 어렵다. 이에 대해 일부 제작자들은 다른 배우들에게 기회가 부족하다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톱스타를 기용하지 않고도 성공적인 드라마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높은 배우 출연료와 더불어 콘텐츠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연출, 촬영, 아트 디렉션에 중점을 두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이후 인력 채용 비용이 크게 늘었고, 미술 및 CG 외주 비용도 눈에 띄게 늘었다.
한국드라마제작협회는 간담회를 통해 현안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와 문화체육관광부에 해결책 마련을 촉구했다.